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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아이들은 다섯 가지 부류로 나뉜다.
1. 존재감 있고 호감인 인간. 공부나 싸움, 운동. 또는 그 밖의 것들을 잘 하여 아이들 사이에서 유명한 애들을 말한다. 이들은 주변과의 관계도 원만하여 어떤 아이와 앉혀 놔도 시시덕거리며 잘 놀고, 다른 반 아이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나도 이 부류에 속했다..고 하고 싶다. 2. 존재감은 있으나 비호감인 인간. 공부나 싸움, 운동 등을 잘하지만 애들이 싫어하는 인간형이다. 양아치들을 마음속으로만 무시하는 모범생, 불쌍한 애들 이유 없이 괴롭히는 인간들. 그런 인간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3. 존재감은 없으나 호감인 인간. 싸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공부도 못하는데, 그렇다고 선생님한테 혼날 만큼 공부를 못하지도 않아서 거의 주목 받을 일이 없다. 같은 반에서도 열명 이하의 아이들이랑만 얘기를 나누며, 같은 반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캐릭터. 그러나 이 부류의 아이들은 선한 인상을 가지고 있으며, 얼핏 보면 굉장히 성실하고 착해 보인다. 그래서 싸움 잘하는 아이들도 얘들은 건드리지 않는다. 선생님들은 학년 말에 생활기록부에 별로 쓸 말이 없어서 '심성이 착하다'고 적는다. 4. 존재감 없고 비호감인 인간. 존재감이 없다는 점에서는 3유형의 아이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가만히 그들을 관찰하면, 그 좁은 울타리 안에서 별별 짓거리를 다 하고 다닌다. 허풍, 가식, 위선, 폭력까지. 선생님들도 이들을 대놓고 무시하며, 이들을 욕하면서 수업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진다. 이런 애들은 주로 2번 유형 아이들의 심부름을 주로 도맡아 하는데, 심부름을 해주면서도 항상 맞는다. 5. 존재감 없고 호불호도 없는 인간형. 존재감이 있는 애들은 호불호가 없을 수 없지만 존재감 없는 애들은 그럴 수 있다. 이 부류의 인간들은 그야말로 존재감 없는 투명인간이다. 이런 애들은 대부분 '얼핏보면 모범생'인 경우가 많다. 수업 시간에는 책만 보고 자습시간에는 졸지도 않는다. 이런 애들은 비슷한 애들끼리 두세명씩 몰려 다니는데, 역시 절대 눈에 띄지 않는다. 주말에 집에 다녀왔다. 고향 친구들을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던 중, 4번 유형의 어떤 찐따 얘기가 나왔다. 중학교때까지 코를 흘리던 놈. 누런 콧물로 방울을 불고, 맘에 안들면 다른 애들한테 코를 묻히던 놈.. 네이버 무개념 댓글 같은 소리들을 입에 달고 살았고, 집에서 용돈을 받아다가 애들한테 천원 이천원씩 막 뿌리던 놈. 어차피 내 돈 아니니까 상관 없다나.. 초등학교 때 이놈과 같은 반이었다.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오전에 조퇴를 해야하는 상황이었는데, 교실을 나서는 등 뒤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쟤 할머니 뒤져서 일찍 가는거야." 바로 쫒아가서 멱살을 잡고 벽에 밀어 붙였다. 좀 움찔하는 듯 하더니만, 이놈이 오히려 화를 내는 거다. 자기는 잘못한 거 없다고. 누런 콧물과 심각한 입냄새 때문에 이놈과 더 이상 붙어있기 싫어서 멱살을 풀었다. 이놈은 그런 놈이었다. 그 당시에 같은 반에는 그놈의 사촌동생도 있었는데, 그 사촌 동생은 일년 내내 얘를 생가고(!ㅋㅋ) 다녔다. 얼마나 진상 짓거리를 하고 다녔으면 사촌이 그럴까. 다행히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얘와 다른 학교에 다니게 되어 그 뒤로 만나지 못했지만, 이놈의 중학교 생활은 안 봐도 뻔하다. 개념 없는 헛소리들을 지껄이고 다니다가 주먹 좀 쓰는 애들한테 얻어 맞고, 라면 심부름, 과자 심부름이나 하면서 다녔을 거다. 이놈은 지금 시청에서 일한다고 한다. 이런 찐따가 그 어렵다는 공무원 시험을 통과했나 싶어서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더니, 친척 아는 사람을 통해서 시청 일용직으로 시작한 다음 기능직으로 임용됐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기능직 10급인가 9급인가.. 아무튼 그렇다고. 그런데 문제는 들어가고 나서 사람이 달라졌다는 것. 친구들을 만나면 목에 힘을 잔뜩 주고 어깨를 두드리며 '열심히 해!'라는 야릇한 말을 날리고, 자기가 관리하는 시청 공익근무요원들을 갈구고 때리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이놈이 때리던 공익근무요원 중 한명이 친구의 사촌동생인데, 너무 갈구고 때린다면서 친구한테 좀 해결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한다. 그렇다. 친구는 학창시절 싸움 좀 하고 잘 놀던 아이. 그 찐따에게 라면 심부름 좀 시켰던 애다. 그래서 친구는 시청 퇴근 시간에 맞춰서 그놈을 기다렸다. 근무를 마치고 나오는 그놈에게 다가가서 인사하자 그놈은 또다시 그 거만한 자세를 취했다고 한다. 친구가 "야.야. 아무리 니가 잘 풀렸다고 해도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라고 정색을 하자, 그놈은 옛날 생각이 떠올랐는지 얼굴이 굳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야, 내가 누구누구 사촌형인데, 너 애들 때린다면서? 좀전의 그 거만한 표정은 온데간데 없고 떨리는 목소리로 중언부언 이말 저말 늘어놓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자 친구는 "야, 지금 이 나이 먹고 내가 너 때리게 생겼냐. 그냥 어디가서 술 한잔 하면서 얘기만 하자." 찐따는 알았다며 가자고 하더니, 순식간에 친구의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더란다. 그러나 한때 운동 좀 하던 친구는 뛰어난 달리기 실력으로 뛰어가서 그놈의 뒷덜미를 잡았는데, 그 지독한 놈이 붙잡힌 잠바를 벗어버리고 뛰어가더란다. 그러면서 핸드폰, 안경 등등이 바닥에 떨어졌는데, 친구는 친절하게도 그걸 다 주워가며 쫓아갔다. 그렇게 황당한 질주를 벌인 끝에 결국 붙잡혔고, 다시 대화가 재개되는 듯 하는 찰나. 그놈은 또다시 손을 뿌리치고 지나가는 택시에 뛰어들어 "아저씨 나 좀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며 택시 앞좌석에 타더란다. 당황한 친구는 더이상 안되겠다 싶어서 택시기사에게 "친구가 많이 취한 것 같으니까 집에 잘 좀 데려다주세요"라고 얘기 했는데, 마침 택시에는 손님이 타고 있던 상황이라 기사가 내리라고 했다나. ㅋㅋ 죽을 상이 된 그 찐따는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또 도망을 쳤고, 친구는 결국 포기했다고 한다. 얼마 뒤. 친구의 사촌동생은 그 찐따에게 더 크게 갈굼을 당했다고 한다. 이유는...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해서 자기를 죽이려 했다나.. 친구는 순식간에 살인청부업자가 된거다. ㅋㅋ 완전 코미디다. <구타유발자>도 아니고. 폭력은 무조건 나쁜 것이지만, 학창시절의 그놈이 정말 100% 선의의 피해자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놓고서 '시청 말단 공무원'이라는 작은 권력이 생기니까 그걸 휘두르며 과거를 보상받으려 하다니.. 떠오르는 인간이 하나 더 있다. 5유형 - 존재감도 없고 호불호도 없는. 그야말로 투명인간 같은 애가 있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때 학생회장에 출마했다. 모두들 '걔가 누구야?"라고 물었는데, 누구라고 대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당연히 그놈은 낙선했다. 그런데 학생회 관례상 낙선된 후보에게는 학생회 임원 자리 하나를 주게 되어 있는데, 그놈에게는 '규율부장'이 돌아갔다. 그러자 그놈은 변했다. 학생부 단속날에 교문 앞에 서서 사소한 교칙을 위반한 애들을 잡아내는데, 웬만한 독종 선생님도 하지 않는 폭언과 폭력으로 후배들을 단속했다. 이에 참다못한 후배들은 졸업식날 그놈을 끌고가서 때리자고 결의했고, 결국 그놈은 졸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 뒤로 그놈을 한참 잊고 살았는데, 학원 강사생활을 할때, 내 전임의 전임 강사가 그놈이었다. 어쩌다보니 내가 그놈과 동창이라는 게 밝혀지자 애들은 그놈의 학창시절을 물어봤다. 그래서 '정말 존재감 없었다."라고 말하자 애들은 모두 놀라는 눈치였다. 그놈은 애들 앞에서 '자기는 학교 다닐때 진짜 잘나갔다'고 거짓말 하고 다녔다나..ㅋㅋ 나는 아직 저런 짓을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감투도 많이 써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그 감투도 시시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더 많은 권력을 손에 쥐게 될 것인데, 나도 저렇게 미친 놈이 될까 두렵다. 아니겠지. 설마. ![]() 손에 들고 있는 맨투맨 영어. 솔직히 저런 거 표지만 봐도 지친다. <울학교 이티> 영화도 안봤는데, 리뷰 비슷한 걸 써본다. 내용에 대한 건 모르니까.. 그냥 영화의 소재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체육 선생님이 여차저차해서 어쩔 수 없이 영어를 가르치게 됐는데, 처음에는 어리버리 타다가 나중에는 잘 적응하고 애들한테 감동까지 준다는, 뭐 그런 훈훈한 얘기겠지. 선생님이 과목을 바꾼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지만, 의외로 나는 많이 봤다. 중학교때에는 선생님이 부족해서 수학을 가르치던 젊은 여선생님이 가정을 맡고, 과학이나 미술을 가르치던 나이든 할아버지 선생님들이 한문을 맡았다. 그렇게 1~2년 하더니, 결국 근처 학교에 있는 선생님을 파견근무 시켰다. 일주일에 3일은 그학교에서, 3일은 우리학교에서.. 내가 다닌 중학교는 한학년에 6학급씩 전체 18학급 이었다. 대도시 학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리 작은 학교라 생각해 본 적은 없었는데, 선생님이 부족해서 다른 과목 선생님을 돌려 쓰는(!) 걸 보고 나니, 좀 생각이 달라졌다. 중학교 때야 일시적으로 선생님이 부족해서 그런 거였지만, 고등학교때에는 완전히 "전업"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나는 시대에 걸맞지 않게(!) 고등학교 때 농업과 교련을 배웠다. 중고등학교때 자전거 타고 다닌 거랑, 농업 배운 것. 다들 웃더라. 농업 시간에는 학교 쓰레기를 줍거나, 똥냄새 나는 은행나무에 올라가서 은행을 털었다. 냄새를 참고 제일 열심히 하는 애들에게는 실기평가 가산점도 줬다. 농업시간은 일주일에 두시간이었는데, 실제로 교과서 진도를 나가는 건 한달에 두세번 정도. 나머지는 실습을 빙자한 노동이었다. 화단에서 잡초를 뽑고, 전지가위로 나무를 둥글게 다듬는 것은 농업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폐휴지를 나르고, 학교 건물 짓는 공사장에 가서 쓰레기를 치우는 건....ㅡㅡ 이게 무슨 수업이냐며 농업 선생님한테 따졌는데, 선생님이 울려고 해서 그냥 참았다. 불쌍한 인간. 교련 시간에는 기본적인 제식훈련과 구급법을 배웠다. 출석을 부를 땐 "네"라는 대답 대신, "몇번 아무개"라고 일어서서 대답해야 했는데, 그게 군대의 관등성명 복창과 유사하다는 것은 졸업 후에야 알았다. 교련 시간은 쓸데없는 잡담으로 일관하거나 자습을 했는데, 시험은 수업시간에는 한 번도 다루지 않은 교련 교과서에서 "그대로" 출제되었다. 정말 말 그대로 "그대로" 출제 되었다. 얼마나 "그대로"인지 예를 들어보면, 아직도 기억에 남는 문제. 인천 상륙작전에 투입된 전함은 모두 몇 척인가? 1번. 160 척 2번. 162 척 3번. 164 척 4번. 166 척 5번. 168 척 답을 아시는 분은 없으리라 믿는다. 답은 2번, 162척. ㅋ 이렇게 말도 안되는 수업을 강행하고 있던 학교였지만, 21세기 변화의 흐름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내가 졸업하고 나자 교련과 농업 선생님은 일어 선생님으로 전업했고, 불어 선생님 두 분 중 한 분은 영어 선생님으로 전업하셨다는 소문이 들렸다. 으흠.. 사립학교 교사라서 딴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평생을 몸바쳤는데 해고할 수는 없고.. 학교측에서 배려해준 것 같았다. 세 분 다 4~50대 아저씨들인데 그 나이에 과목을 바꾸다니.. 안타까웠다. 하긴. 나 학교 다닐 때 이미 그런 소문이 들리긴 했다. 일어 학원에 다니는 어떤 친구가 교련 선생님이랑 같은 반인데, 일어 "드럽게" 못하더라고. 그 얘길 들은지 3년도 되지 않아 교련 선생님은 일어 선생님이 되었다. 거 참... 선생님들도 불쌍하지만, 그런 선생님한테 배우는 후배들도 불쌍했다. 이왕 배우는 거 제대로 배워야 할 게 아닌가. 그 뒤로 다시 몇년이 지났을 무렵, 과목을 바꿨던 세 분 중 두분은 같은 재단에 있는 중학교로 전근가셨다는 얘길 들었다. 하긴 그렇다. 아무리 대학 교육까지 배운 교양있는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전문적인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2~3년 동안 하루 한두시간씩 틈틈이 배운 얕은 지식으로 고등학생을 가르치지는 쉽지 않겠지. 학교측에서도 그런 교사에게 고3을 맡길 수는 없고 하니까 결국 같은 재단 중학교로 보낸 것 같다. <울학교이티>라는 영화 포스터를 보자마자 쓸쓸해 보이던 그 선생님들이 떠올랐다. 근데 이 영화, 잘 될까?
결국 활자중독이거나, 아니거나?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1. 화장실에 갈 때는 아무리 급해도 신문이나 잡지나 책을 꼭 챙긴다. 네버. 오래 앉아 있으면 치질 걸린다는 얘길 들은 뒤론 최대한 짧게 끝내려 한다. 2. 피치 못해 화장실에 읽을거리를 챙겨가지 못했을 때는, 볼 일을 보면서 주변에 보이는 활자들을 꼼꼼이 읽는다. 공중 화장실에 있는 낙서, 남성확대 등의 광고, 장개 매매 브로커.. 이런 게 있으면 읽겠지만, 집에 있는 화장실엔 읽을 거리가 없다. 3. 친척들이 사는 시골에 내려갔을 때 마땅히 읽을 게 없어 "축산신문" 이나 농약 사용설명서를 20분 이상 읽어본 적이 있다. 농민 신문, 의외로 괜찮더라. 4. 신문을 광고(와 신문 사이에 끼여있는 광고지)와 주식시세를 포함해서 1면부터 끝까지 다 읽어본 적이 있다. 있다. 그런데 주식 종목별로 다 봐야 한다는 건 아니겠지? 듣보잡 회사들의 주식 시세가 어땠고, 어제 종가를 기준으로 등락폭을 계산하여 전날 종가도 계산하고.. 이런 짓은 안해봤다. 5. 대형서점에 한 번 가면 평균 3시간 이상 서 있는다. 다리 아프다. 그렇다고 바닥에 앉기는 모냥 빠지고, 의자가 있긴 하지만 책상이 없어서 불편하다. 그리고 프리뷰가 너무 길면 안좋다는 생각에 한시간 안에 나온다. 6. 책 냄새를 좋아하고 5가지 이상의 책 냄새를 구별할 수 있다. 책냄새.. 곰팡이 냄새가 아닐까. 그런데 그런 냄새를 구별하는 인간이 있단 말인가? 개 아닌가? 7. 지하철이나 버스를 탔을때는 주로 신문이나 잡지나 책을 읽는다. 한때 그랬는데, 눈에 무리가 가서 정작 볼일을 보러 갔을 때 피곤해지는 현상 발생. 특히 처자들과의 만남에서 그런 짓을 하면..ㅡㅡ 그래서 이동 중에는 음악만 듣는다. 8. 집을 떠나게 되면 (예:피서갈 때, MT갈 때) 꼭 책이나 잡지 한 권 이상을 가방에 챙긴다. 그렇다. 안읽더라도 꼭 가져가야 한다. 9. 책값이 비싸서 망설여본 적이 없다. 책값은 아무리 비싸도 아깝지 않다. 사야한다고 생각하는 책은 반드시 산다. 근데, 중고로 산 것도 책값을 아까워 했다고 해야 하나? 10. 나는 서핑 중독 증세도 있다. 당연하다. 웹상에서 "맞춤법 맞춰서 쓴" 긴 글을 읽는 걸 좋아한다. 11. 하지만 채팅보다는 주로 눈팅을 선호한다. 아는 사람과의 채팅은 즐기지만, 생판 남과는 자제하는 편이다. 속터지거나 싸움나거나. 둘 중 하나가 되기 쉽다. 12. 책을 도저히 놓을 수 없어 약속시간에 늦을 때가 종종 있다. 절대 그럴 수 없다.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13.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없다. 앞에서 아무리 쓸데 없는 소리를 하더라도 다른 책을 보기는 어렵다. 집중에 방해된다. 14.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과 알고 지냈다.(단, 학교 도서관이 없었던, 또는 사서 선생님이 없었던 불행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은 공공 도서관 사서나 서점 주인도 됨.) 학교에는 도서관 자체가 없었고, 시립도서관 사서와 인사를 하고 지낸 것은 아니지만, 내 얼굴을 알았다. 내가 책 들고 가면 내 번호를 찍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 아줌마 이뻤는데.. 15. 맞춤법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찌개"를 "찌게" 라고 쓴 식당에 들어가면 불편해진다.) 맞춤법 틀리면 벌금 내게 하고 싶을 정도로. 그러자면 나도 낼 일이 많아지겠지만,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서라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나는 "맞춤법은 곧 사회의 정의"라 믿는 사람이다. 16. 혼자 식사할 때는 책이나 신문을 보면서 밥을 먹는다. 결국 찌개는 식고 밥은 딱딱해진다. 보는 게 불편하다. 밥상에 놓을 수는 없고, 손에 들고 있자니 밥을 못 먹는다. 그렇다고 멀리 놓고 보려면 잘 보이지도 않고 고개 아프다. 먹을 땐 먹어야 한다. 안그러면 엄마한테 숟가락으로 맞는다. 17. 밤에 불빛이 밖으로 새나가지 못하게 이불을 둘러쓰고 몰래 책을 본 적이 있다. 형광등 외에는 조명 기구가 없었다.. 끄면 자는 거다. 18. 고3 때는 집에서 나 때문에 신문을 끊었다. (논술 세대는 제외) 나 때문에 봤다. 그리고 나는 논술세대다. 19. 시험 전날 딴 책을 보느라 밤을 새거나, 책을 읽느라 숙제를 못해간 적이 있다. 이건 아니잖아. 이런 적 없다. 20. 플랫폼에 걸린 지하철 노선도는 아무리 오래 봐도 재미있다. 글쎄. 대마초를 피우면 재밌어지려나. 아는 걸 굳이 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4개 이하 : 책 좀 읽어라 ~ 5~12개 : 뭐 그럭저럭 정상 ~ 13~15개 : 활자 중독 16개 이상 : 당신은 이미 요미코 리드먼(애니메이션 주인공) 난 9개. 문제를 보니 활자 중독도 병인 것 같다.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질문들이 있다. 책 때문에 사회 생활도 망가지고, 자기 관리도 안되고. 완전 막장이잖아. 활자 중독이 "지성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세상이 싫다.
패션의 정석.
일단 키는 175cm, 몸무게 60kg 정도의 다소 마른 체형. 골격은 전체적으로 괜찮은 편이나 자세가 약간 구부정하다. 헤어스타일은 옆머리를 짧게 자른 일명 "블루클럽 스타일" 관리를 하지 않아 헝클어지고 바람에 날린다. 둥근 금속테 안경을 쓰고, 구겨진 체크무니 반팔 남방에, 베이지색 구겨진 면바지. 구두는 심하게 긁힌 검은색 정장구두. 가방은 이스트팩. 심하다 싶을 정도로 온화한 미소,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 또박또박한 발음. 그야말로 만화에서나 볼 수 있는, 십자가 모양으로 강렬하게 빛나는 눈빛. 그리고 손에는 성경책. 서울에 올라와서 수 없이 만나본 "그들"의 차림은 대충 이런식이었다. 뭔가 찌질한 듯 성실한 듯.. 사람 짜증나게 할 듯 말 듯한. 그런 애매한 옷차림. 가방에 뭔가를 잔뜩 넣고, 손에는 성경책이나 팜플렛을 들고 있는데, 사람들에게 접근할 때에는 항상 손에 있는 것을 등 뒤에 감춘다. 처음부터 성경책이 눈에 들어오면 거부감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외출했다가 "그들"을 만났다. 이게 몇년만인가. 나는 "라피도 티셔츠"를 당당히 입고 상경한 대학 신입생이었다... 그런 어리숙해 보이는 나는 "그들의 타겟"이었다. 처음에는 얘기를 어느 정도 들어준 다음에 적당한 시점에서 거절의 의사를 밝히고 돌려보냈다. '꿈과 낭만이 가득한 캠퍼스'에서 얼굴 붉히고 싸우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었다. 그러다가 점점 학년이 올라가면서 그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졌다. 제발 좀 가라고 소리를 지르고, 말꼬리를 잡으며 놀려보기도 했고, 말 꺼내기도 전에 '관심없습니다.' 라고 먼저 "선빵"을 날려본 적도 있다. 그러기를 몇 년. 어리숙한 티를 벗어버리고 이제 슬슬 아저씨가 되어갈 때 쯤부터는 내공이 생기게 되었다. 굳이 언성을 높이고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그들을 돌래보낼 수가 있게 되었다. 심지어 웃으면서 한 말 한마디에 그들이 순순히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나이든 복학생은 건드리지도 않았다. 정말 그랬다. 합격자 오리엔테이션 같은 행사를 하는 날이면, 학교 전체에 "그들"이 쫘악 깔리게 되는데, 복학 후, 그들 앞을 아무리 지나다녀도 붙잡지 않더라. 말 걸어봐야 본전도 못찾을 걸 알기 때문이려나. 그러나 학교가 아닌 사회에서 하는 '영업'은 나이를 따지지 않는다. 어떤 여아와 길을 가고 있는데, 한 아줌마가 뒷짐을 지고 온화한 미소를 보이며 다가왔다. 순간 직감했다. 그들이 왔구나.!!! 뭔가 선빵을 날려야겠다는 부담감이 밀려오고 있는데, 그 아줌마가 선빵을 날렸다. "말씀 중에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는 교회 다니는 사람인데..." 아.. 선빵을 뺏긴 거다. 순간 머릿속을 스쳐가는 멘트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안사요.!" 그 말을 들은 아줌마는 몹시 당황하는 눈치였다. '아니, 내가 뭘 팔려는 게 아니라, 좋은 말씀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시면..." 그래서 한번 더 했다. "안산다구요!" 그러자 같이 있던 여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긴. 웃길만도 하지. 전도하는 사람을 장사꾼 취급했으니.. 그러자 그 아줌마는 길게 썰을 풀기 시작했다. 나는 좀 듣다가 말을 끊고 "관심 없습니다. 듣고 싶지 않으니까 가주세요." 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여아는 또 웃었다. 잘 놀다가 갑자기 단호해진 내 태도가 웃겼나보다. 그러자 그 아줌마는 "옆에 있는 여자분은 듣고 싶어 하시는 것 같은데.."라고 말하기에 "야, 너 듣고 싶어?" 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여아는 웃음이 터져서 말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아니라잖아요. 가세요." 라고 했고, 그들은 갔다. 그 여아에게 왜 웃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 여아는 '멀쩡하게 잘 놀던 사람이 갑자기 정색을 하니까 웃겨서 그랬다'고 말했다. 하긴. 얼핏 보면 정이 많고 굉장히 마음 약할 것 같아 보이는데, 의외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매우 단호한 것이 나의 캐릭터다. 숨쉴 틈도 없이 몰아붙이는 내 모습에 좀 놀랄 만도 하다. 그래서 그 여아를 교육하기 시작했다. 저런 사람들은 사회악이야. 내가 예의 없는 것 같지만, 무례한 것은 오히려 저 사람들이라구. 지들이 뭔데 날 가르치겠다고.. 그리고 너. 니가 자꾸 웃어주니까 저 사람들이 더 달라붙잖아. 그리고 너처럼 싫은 내색 안하니까 다른 사람한테 또 그러는 거고. 저들 앞에서 웃는 것은 사회악을 키우는 일이다. 그러니 절대 웃으면 안 된다. 앞으로 저런 사람들을 만나면 나처럼 단호하게 대처하여라. 그 여아는 나의 말에 감화되어 그들 앞에서 다시는 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안사요는 좀 심했다. 그리고 내가 저들을 "사회악"이라 말할때, 그들은 주변을 맴돌며 그 말을 다 들었다. 좀 심했나. 하지만, 저들을 사회에서 몰아내기 위해서는 강한 대응책이 필요하다. 대순진리교 : 일명 "도를 아십니까." 그냥 좋은 게 좋은거라며 적당히 맞장구 쳐주며 피하는 것은 저들의 숫자를 줄이지 못한다. 오히려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근데 그놈들. 아프가니스탄으로 또 선교하러 간다면서.? 아프간에 또 하나의 "밀알"을 심고 싶은 건가.. 미친 것들. <비전 2020> 2020년까지 국민의 75% 복음화, 전군(全軍) 복음화. 이 미친듯한 프로젝트. 근데 왜 국민의 100%가 아니고 75%일까? 나머지 25%는 뭘까? 천주교일까, 불교일까? 어느쪽이 됐든, 개신교한테 인정받은 종교라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군인이야 초코파이로 홀린다고는 하지만, 요즘엔 종교행사때 어딜 가더라도 초코파이는 준다. 종교행사때 주는 초코파이만 오리온이었다. 아마, 종교행사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인 것 같다. <비전 2020>이라는 걸 알게 된 것은 훈련소때다. 훈련소에 있을 때, 사단장이 교회 다니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1주차에 "열심히 훈련받겠습니다"라는 서약서를 작성하게 하더니, 그걸 세례 받겠다는 서약서로 위조해서 훈련병의 75%를 세례받게 했다. 조교한테 따져봤지만, 조교가 무슨 힘이 있나. 조교도 까라면 까야 하는 불쌍한 인간인 것을. 햄버거 주니까 그냥 잔말 말고 가서 세례 받으라고 했다. 다 널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이것은 우연일까? 나중에 들은 말이지만, 그날 불교 행사장에 온 것은 단 세명이었다고 한다. 끌려간 교회는 정말 끔찍했다. 예배 전에 예행연습을 하는데, 앞에서 목사가 뭐라뭐라 중얼거리면 "믿습니다 ! "라고 외치면 된다고 했다. 그래서 앞에서 뭐라고 하는지 전혀 들리지 않는데도 "믿습니다!"라고 외쳤다. 무슨 사이비 종교도 아니고. 드디어 세례를 받는 시간. 그냥 안받고 지나가려 했는데 군종병이 붙잡더니 목사 앞으로 끌고 갔다. 그러자 목사의 양날개(!)에 있는 두 사람이 내 팔짱을 끼고 나를 주저 앉혔고, 결정적으로 목사가 내 어깨를 찍어 눌렀다. 더러운 물을 뿌리고 난 뒤에 수건으로 닦아주고 나에게 온화한 미소를 보내더라. 나를 붙들고 있던 손을 뿌리치고, 자리를 떴다. 세례 사은품(!)으로 주던 십자가 목걸이와 롯데리아 햄버거는 받지 않았다. 내 생애 최악의 순간이었다. 몇 년이 지난 뒤에, 그곳에서 근무하던 군종병을 아는 사람에게 들었는데, 그 당시 사단 내에서 사단장의 입김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렇지... 퇴소 후, 내 정보는 집 근처의 교회로 보내졌고, 엄마는 "아들이 세례를 받았다"는 어이없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그렇다. 그래서 난 지금도 개신교 신자다. 씨발.! 그들의 "성과"에는 내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그 냄새나는 물을 뒤집어 쓴 것 말고는 교회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인데도 말이다. 세례를 취소하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긴 했지만, 그런 건 없었다. 그 프로젝트 자체가 근본도 없고 체계도 없는 거라서 그런 방법 따위는 없다. 장로교에서 세례를 받았는데, 집에 전화한 것은 집 근처 순복음교회였다. 일종의 "연합 프로젝트"였던 것. 인근 지역 목사들 10여명을 모아서 400명이 넘는 훈련병에게 세례를 했으니, 연합 프로젝트가 맞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개신교 신자로 살고 있다. 침묵하는 내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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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3花님 떄문에 현지양을 유..
by 그와중에 at 00:25 그때부터는 홈그라운드의 .. by 그와중에 at 00:24 네. 조금만 읽으십시오. .. by 그와중에 at 00:23 과목을 바꾼다니.. 정말 .. by 슈3花 at 08/20 어..어서오세요. 날씨도.. by 슈3花 at 08/20 책 좀 읽겠습니다. ㅠ by 슈3花 at 08/20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하며 문.. by 그와중에 at 08/17 휴일에 음주로 찌는 몸을 좀.. by 슈3花 at 08/17 결국 밥그릇 싸움인 거죠. ㅋㅋ by 그와중에 at 08/16 '안사요'라는 건.. 아주 .. by scanf at 08/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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